오래 전, 난 어느 라디오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초대된 적이 있었다. 온라인 투나잇이라고 인터넷 관련 프로그램이었는데 그날 나는 어느 청취자로부터 문의 전화를 받았다.
그 청취자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했다. “저기요, 제가 책을 파는 사이트를 하나 만들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어려운 질문이었다. 특히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서 대답하긴 더욱 어려운 질문이었다. 난 이 전화를 건 친구가 아마존(amazon.com)의 성공 신화에 푹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짐작했다.
어찌 됐든,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서 멍청한 사람 취급 받지 않으려면 최소 0.5초 만에 어떤 식으로든 대답을 해야 했다. 하는 수 없이 정신과 의사들이 흔히 쓰는 대응책을 사용하기로 했다.
“좀 더 자세히 말씀해 주세요.” (이는 대답이 완전히 막혔을 때,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고 빠져나갈 수 있는 가장 좋은 대응책이다.)
그러자 그 청취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건축 엔지니어링에 관한 희귀하고 오래된 책들을 팔려고요.”
뜻밖이었다! 이 친구는 틈새 전략의 의미를 알고 있었다.
만일 이 친구가 ‘모든 종류의 사람들에게 모든 종류의 책을 팔 것’이라고 말했다면, 난 처음부터 끝까지 건성으로 대답하면서 제발 광고 시간이 빨리 오기를 기도했을 것이다. 이 경우, 이 사람은 아마존(amazon.com)이나 반즈&노블(barnesandnoble.com)과 같은 막강한 상대들과 경쟁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 대신, 그는 영리한 소규모 사업체들이 주로 사용하는 사업 방식을 도입했다. 그는 고도로 세분화된 아이템을 선택해 자신의 틈새 시장으로 삼았다. 이렇게 하면 온라인 마케팅의 최상의 강점을 살릴 수 있다. 전세계 수많은 사람들에게 자신만의 고유의 특성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틈새 시장이 인터넷에서 유리한 이유
이는 온라인 사업에서만 가질 수 있는 강점이다. 예를 들어, 이 친구가 뉴욕 시의 어느 골목에서 건축 엔지니어링에 관한 희귀하고 오래된 책을 파는 오프라인 서점을 열었다고 치자. 분명 이 서점은 그 서점 고유의 특성으로 몇몇 열성 구매 고객을 모을 수 있겠지만, 결코 그 수는 많지 않을 것이다. 아마 책방 월세를 마련할 수준도 못될 것이다.
그러나 인터넷에서는 다르다. 인터넷에서는 희귀하고 오래된 건축 엔지니어링에 관심 있는 모든 고객에게, 그 고객이 전세계 어디에 있든지, 다가갈 수 있다. 즉 그 사람들을 모두 자기 온라인 서점의 고객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 잠재 고객들에게 다가가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이들은 세계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데다, 각각 어디쯤 있는지 쉽게 파악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잘 생각해 보면 정말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다. 인터넷 뉴스그룹의 건축에 관련된 그룹들, 대학가의 학생이나 교원들, 건축 잡지, 저널의 독자들은 모두 이 서점의 우수한 잠재 고객들이다. 뉴스그룹에 게시물을 올리거나, 대학가의 교지에 분류 광고를 실을 수도 있고, 잡지나 저널에 칼럼을 기고해서 자신의 존재를 알릴 수도 있다.
무엇보다 내가 추천하고 싶은 방법은 온라인 틈새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이다. (아까 라디오 쇼에 전화를 건 친구에게 이 방법을 알려주려고 했는데 광고 시간이 되는 바람에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그저 수많은 사람들을 위한 커뮤니티는 만들기도, 유지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어느 특정 관심사로 굳게 뭉친 사람들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커뮤니티는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다.
바로 입 소문 때문이다.
그 커뮤니티 사이트는 희귀하고 오래된 건축 엔지니어링에 관한 책을 사고 팔려는 전세계 매매자들의 미팅 장소가 될 수 있다. 여기엔 게시판과 채팅 방이 있고, 정기적으로 발간되는 뉴스레터, 수집가들이 보유한 책 목록, 각 회원들의 홈페이지, 경매 서비스까지 제공할 수 있다.
이렇게 자신의 사이트를 ‘틈새 시장의 중심’으로 만든다면, 이 사이트는 많은 관심과 함께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정 이렇게 종합적인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만들기 어렵다면, 자신의 아이템들을 모두 e베이 같은 경매 사이트에 올려놓고 장사를 해도 무방하다.
난 그때 그 남자가 지금쯤 어떻게 사업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그러나 최소한 나는 그 친구가 온라인 소규모 사업을 위한 첫 단추를 아주 제대로 끼운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그런 사업 아이템을 선택하는 것도 뛰어난 본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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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져: 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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