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해기자] 유명 발레리나의 상반신 누드, 그것도 가슴을 양손으로 거의 가려버린 누드 하나에 이러쿵 저러쿵 말들이 많다. 어쨌든 그는 한국 발레리나 사상 최초로 누드를 찍은 주인공으로 기록되게 됐다. 금기를 깬 것이다.

하지만 그의 도전은 단지 보수적이라는 클래식 발레계에 국한돼 있다. 누드를 넘어 포르노의 역사는 금기깨기와 보수적인 사회와의 한판 전쟁을 방불케 한다. 도색잡지 허슬러의 래리플린트는 '표현의 자유'를 방패로 포르노를 대중화시켰다. 그는 이과정에서 도발적인 주제로 외설사진을 찍어 저항했고 결국, 테러로 인해 휠체어에 앉는 불행도 감수해야만 했다.

현재 외국의 포르노업계에서 다루지 못하는 소재란 거의 없다. 포르노의 영역임에도 정치, 종교에서부터 심지어 국가원수, 국기까지 동원된다. 최근엔 '플래그 페티시'가 또하나의 욕망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플래그 페티시는 한마디로 말해 국기 자체 혹은 국기와 여성을 결합한 대상에 성적 욕망을 갖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국기는 엄숙한 존재이면서도 친구처럼 국민과 친밀하게 맞닿아 있었다. 때문인지 국기의 디자인은 일찍부터 패션 등에 응용돼 왔다.

하지만 국기가 민망할 정도로 노출이 심한 비키니나 누드 혹은 포르노를 촬영하는데까지 동원된다면 평범한 문제는 아닐 것이다. '성조기여 영원하라'는 미국의 국가가 엉뚱한 의미에서 무색해지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미국의 국기는 욕망의 분야에서도 너무도 다양하고 자연스럽게 사용돼오고 있다.

이에 반해 한국의 태극기는 2002년 월드컵을 통해서야 겨우 그 권위를 벗고 국민들 품으로 들어왔다. 당시도 다소 선정적인 태극기 패션에 대해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다행인지 아직 태극기 포르노까지는 본격적으로 등장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