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은 왜 생기는가?

최근 두통약에 대한 광고를 보면 '내 여자의 두통을 빨리 없애고 싶다' 는 카피로 제품의 속효성을 강조한 광고, 한국인이면 꼭 먹어야 할 것 같은 '한국인의 두통약' '당신이 남보다 머리가 더 아픈 건 더 열정적으로 산다는 뜻입니다.' 등 다양한 매체에서 두통약 광고가 넘쳐 나고 있다.

인구의 70%, 한번 이상의 두통경험

두통은 고대 바빌론 문서와 이집트 파피루스 문서에서도 이에 대한 언급이 있을 정도로 오랜 기간 인류를 괴롭힌 흔한 증상이다. 이렇듯 두통은 매우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으로 전체인구의 70-80% 이상에서 일년에 한번 이상의 두통을 경험하고 있다고 한다. 두통에 대한 가장 흔한 오해는 두통을 뇌가 아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인데 재미있게도 사람의 뇌 자체는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 두통은 뇌를 둘러싸고 있는 뇌수막, 혈관, 근육, 신경분지들이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서 압박을 받거나 변형 및 자극되어 중추신경계로 전달되면서 '머리가 아프다'라는 통증을 느끼게 되면서 시작된다.

 두통의 원인에 대한 정확한 구분 필요

두통의 종류를 보면 정밀한 CT나 MRI 검사 등을 시행하여도 특별한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은데 이런 것을 다른 원인 없이 두통 자체가 하나의 질환인 일차성 두통이라고 하며 여기에는 긴장형 두통, 편두통, 군발 두통 등이 포함된다. 그에 비해 원인을 찾을 수 있는 경우를 이차성 두통이라고 한다.  여기에는 기질적 뇌질환 뿐만 아니라 감기 등 열을 동반하는 질환이나 약물이나 알코올 등에 의한 경우도 포함된다. 일차성 두통과 이차성 두통은 진단 및 치료방법과 예후가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구분이 필요하다.

두통이 올 수 있는 경우는?

가장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두통은 긴장형 두통인데 환자들은 갑자기 생긴 두통이 아니라 은근히 오래 전부터 아파 왔던 증상으로 '띵하고 무겁다, 머리가 띠 두른 것 같이 조여 든다' 라고 호소한다. 이러한 두통은 오랜 긴장상태, 과로, 스트레스 등에 의해 어깨, 목덜미, 얼굴, 머리부위의 근육이 지속적으로 긴장과 수축 상태에 있고 이로 인해 근육 사이로 지나가는 말초신경이 눌려서 생긴다. 실제로 외래에서 이런 환자의 경추 방사선 촬영을 보면 정상적으로 있어야 할 목뼈의 휨이 없어지고 일자로서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에도 CT나 MRI 같은 촬영을 진단 및 치료 목적으로 시행 할 수 있다.

두번째로 흔한 두통인 편두통은 심장이 뛰는 것 같은 박동성(발딱발딱, 욱신-욱신)이 주로 한쪽 머리에서 발생하면서 속이 울렁거리고 토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한쪽 머리가 아프다고 모두 편두통은 아니고 40% 정도에서는 양측성으로 올 수 있다. 편두통은 발작성으로 재발하고 두통 발작 사이에는 증상이 거의 없는 것이 특징으로 편두통이 1년에 두세 번 정도라면 증상에 따른 치료로 충분하지만 한 달에 서너 번 이상 두통발작이 있어서 일상생활에 지장이 많다면 지속적인 예방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두통의 양상만으로는 두통의 원인을 정확히 알아내기 어려우므로 자세한 병력과 정확한 진찰로 특정 뇌질환에 의한 두통의 가능성을 검토하고 조금이라도 뇌질환이 의심되면 CT나 MRI 등의 적절한 검사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특히 두통과 함께 열, 구토, 경련, 의식소실 등을 동반하거니 평소에 경험하지 못한 심각한 두통이 지속될 때, 두통양상이 평소와는 다른 형태로 변화하거나 눈 또는 귀 주변의 통증과 두통이 함께 있을 때에는 뇌에 이상이 있을 수 있으므로 의사의 정밀 진단이 필요하다.

주의를 요하는 두통

두통이 급발성으로 발생한 경우, 두통이 심한 시기가 주로 야간 혹은 새벽녘이고 구토를 동반하는 경우, 신경학적으로 이상 소견을 보이는 경우를 주의를 요하는 두통이라고 한다. 환자가 호소하는 말로 보면 "이전에는 느껴 보지 못한 두통이에요, 이렇게 아파보기는 처음이에요, 정말 아파서 깼어요”라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증상은 뇌졸중, 지주막하출혈, 뇌종양, 뇌농양, 뇌수막염에서 보일 수 있으므로 즉시 병원에 가야한다.

- 한쪽 팔다리 및 얼굴의 마비, 언어장애가 동반된 두통
- 전에 없던 찌르고 터질 듯 한 격렬한 두통으로 하던 일을 계속 할 수 없는 경우
- 고열, 오심, 구토를 동반한 두통
- 머리를 앞으로  숙이거나 배변 같은 힘을 주는 상황에서 두통이 심해지는 경우
- 평소와 다른 이번에 느끼던 두통과 양상이 다르며 심한 경우
- 최근에 머리나 목을 다친 후의 통증
- 어지러움, 시야 흐림, 복시, 기억장애를 동반하는 경우
- 단어구사나 계산 능력의 저하를 동반하는 경우
- 50세 이상에서 고혈압, 당뇨를 가진 사람 중 처음으로 두통을 느낀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