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장서윤 기자]'포비든 킹덤(Forbidden Kingdom)' '스피드레이서(Speed Racer)' '쿵푸팬더(Kung Fu Panda)'의 공통점은?
답은 모두 동양 무술인 '쿵푸'를 소재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개봉했거나 개봉을 앞둔 할리우드 대작은 동양문화와의 적극적인 결합 양상을 띠고 있다.
아시아계 배우가 한두 명씩 '양념'처럼 등장했던 예전과는 달리, 아시아 문화나 배우들이 영화의 주된 소재나 주제로 전면 등장하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는 것.
성룡·이연걸이 연기호흡을 맞춘 '포비든 킹덤'은 중국의 고전 '서유기'에서 모티브를 따 왔다. 우연히 여의봉을 얻게 된 소년 제이슨(마이클 안가라노)과 사부 격인 승려 란(이연걸) 취권의 고수 루얀(성룡)의 모험을 그린 이 작품은 쿵푸의 고수를 꿈꾸는 소년의 훈련기가 영화 전반에 등장한다.
워쇼스키 형제의 연출작이자 비의 할리우드 진출작인 '스피드레이서'는 카레이싱에 쿵푸를 결합시킨 독특한 매력을 선보인다.
미래 사회를 배경으로 레이서들의 목숨을 건 경주를 그린 이 작품에서 동양계 레이서 태조 역으로 분한 비는 발차기 동작 등 동양 무술 동작을 보여주는 데 이어 레이싱 장면에서는 자동차가 쿵푸 동작처럼 회전하는 등 카레이싱과 쿵푸를 접목시킨 이른바 '카푸(Car-fu)'를 선보이고 있다.
6월 5일 개봉예정인 애니메이션 '쿵푸팬더'도 동양무술인 쿵푸를 전면적으로 다루고 있다. 잭 블랙, 안젤리나 졸리, 성룡 등 스타 배우들이 목소리 연기를 맡기도 한 이 작품은 팬더 포가 쿵푸의 대가가 되기 위해 벌이는 도전기를 담고 있다.
이처럼 최근 할리우드 대작들에 동양 문화가 속속 등장하는 이유는 할리우드의 '소재 고갈' 측면에서 찾을 수 있다. 워너 브러더스 홍보팀 심영신 과장은 "소재고갈에 부닥친 할리우드가 동양문화와의 접목을 시도하고 있다"며 "서양 기술과 동양적 콘텐츠를 결합시켜 신선함을 찾아보려는 시도가 점점 늘고 있다"고 전했다.
감독 개인의 취향에 따라 영화화되는 경우도 있다. 워쇼스키 형제의 경우 '매트릭스' 제작 당시부터 쿵푸 등 동양 무술에 많은 관심을 보였으며 이번 '스피드레이서'에서도 '카푸'라는 용어를 직접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 문화에 대해서는 일본·중국에 비해 아직 본격적으로 다뤄지지는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스피드레이서'의 태조 역으로 출연한 비는 "상대적으로 중국, 특히 일본의 문화가 잘 알려졌기 때문에 보통 동양 문화를 다룰 때 '쿵푸'나 '닌자'로 한정되는 것 같다"며 "작품 촬영 당시 제작진과 배우들에게 태권도나 한국 음식 등에 대해 알려주니 신기해하며 큰 관심을 보이더라"라고 전했다.
[동양무술을 접목시킨 할리우드 대작. 왼쪽부터 '포비든 킹덤' '스피드레이서' '쿵푸팬더']
(장서윤 기자 cie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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